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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야기

선배들이야기 미국편

  • 조회수 3406
  • 작성자 작업치료학과
  • 작성일 2021.04.29

【자신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04학번 졸업생 심니은입니다. 한국에서 5년간 병원과 센터에서 작업치료사로 일을 하다가 2012년에 미국으로 오게되었습니다. 2015년 뉴욕에서 작업치료학과 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후 미국 작업치료사 면허를 취득하였습니다. 


【미국에서 작업치료사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의료비가 높은 미국의 병원 시스템은 환자를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시키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자의 치료기간이  진단과 예후의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지지만 개인이 가입한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기도 합니다. 각각의 보험회사 별로 요구하는 서류 양식도 다르기 때문에 치료사가 보험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도 함께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한국보다는 평가와 치료 차트 작성에 쏟는 시간이 확연히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치료에 관한 부분은 한국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렇듯이, 작업치료란 무엇인지를 설명하는 것이 가장 처음이 되어야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떤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가끔은 물리치료사와 혼동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미국의 작업치료사는 보조작업치료사와 함께 일을 하기도 합니다. 작업치료사는 보조작업치료사들을 관리 감독하고 보조작업치료사는 작업치료사의 환자 평가와 치료계획에 따라 작업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그렇다보니 보험에서부터 보조작업치료사의 관리까지 미국작업치료사의 업무의 범위가 한국작업치료사 보다는 더 넓은 것 같네요.


【미국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는 장점은 무엇인가요?】 

저는 최근에 뉴욕에서 콜로라도로 이주를 했습니다. 뉴욕에서의 멋진 도시생활을 뒤로하고 이제 자연과 어울려 살기 위해 미국의 다양한 주들 사이에서 제가 가장 살고싶은 주를 선택해서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요. 내가 살고 싶은 곳에서 생활하는 것 그리고 나의 직업이 그러한 선택에 전혀 장애가 되지 않는 다는 것, 이것이 전문직 직업군의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직까지 미국에서 작업치료사는 부족하고 취업도 어렵지 않아서 말 그대로 어디서든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선생님처럼 외국에서 일하기 위해 학생 때는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까요?】 

미국 작업치료사 면허 취득을 위해서는 인증을 받은 작업치료학 프로그램(Graduate from an ACOTE®-accredited OT)을 졸업 후 Occupational Therapist Eligibility Determination (OTED®) process라고 불리는 성적평가(또는 교육과정평가)를 통과해야 합니다. OTED®는 외국 학교의 교과과정과 실습이 미국 학교의 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 후 면허시험 응시자격을 부여합니다. 이 과정이 생각보다 굉장히 까다로워 외국에서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에게 미국 작업치료사 면허 취득의 큰 벽이 되고 있습니다. OTED®에서 요구하는 대부분의 학과 과정은 WFOT 교육기준인증을 받은 인제대학교 작업치료학과 과정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WFOT 교육기준인증을 받은 학교를 졸업했다 하더라도 정해진 교과과정을 모두 이수하지 않으면 OTED®에서 그 과목 이수를 따로 요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과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을 빠짐없이 잘 듣는 것입니다.  

-관련 링크 How to Get a License-AOTA   Certification Eligibility Requirements-NBCOT


【대학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요?】

3학년 첫 실습을 앞두고 저에게는 ‘작업치료란 무엇인가’에 대한 사춘기가 왔습니다. 작업치료가 무엇인지에 대해 아무리 장황하고 멋있는 설명을 해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주변사람들, 결국에는 물리치료랑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것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는 나 자신이 싫었고 내가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스스로 모호한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결국 ‘나도 앞으로는 설명이 필요 없는 일을 할 거야!’라고 학교를 그만두려 했을 때 붙잡아 주신분이 장문영 교수님이었습니다. 우선 실습을 다녀오면 생각이 바뀔 수도 있다는 교수님의 말씀과 몇 번에 걸친 애정 어린 상담 덕분에 힘겨웠지만 3학년 1학기를 겨우 마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첫 실습, 비록 실습생 신분으로 바라보았지만 텍스트로만 배우던 작업치료와 실제하는 그것은 많이 달랐고 제가 작업치료를 이해하는데 한발짝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사실 아직도 ‘작업치료란 무엇인가’는 저에게 어려운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질문 대신 한국과 미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작업치료사가 될 것 인가?’를 고민하며 성장한 지금 저의 뿌리가 된 학교에 감사합니다. 정원수가 적어서 진짜 가족 같았던 당시 학과 분위기, 바쁜 수업 덕분에 하루 종일 보는 친구들, 그리고 끊임없이 과제를 주시는 교수님들 덕분에 다른 생각 할 시간도 없이 즐거운 학교 생활을 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제대학교 졸업생으로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학생들이 인제대학교 작업치료학과를 더 자랑스럽게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면서 학부과정때 쓰던 노트를 참고한 적이 많았습니다. 오히려 학부과정때 더 많은 평가도구를 익히고, 질환에 대해 공부하고 참 많은 저널들을 해석했던 것 같습니다. 인제대학교에서 배운 수업들이 결코 해외 유명 작업치료학과의 수업에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새삼스럽지만 교수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윌라드, 페드리티 그리고 트롬블리 서적까지 다 공부한 학생은 대학원에서도 저 뿐이더라구요. 마지막으로 우리는 작업치료를 공부했기 때문에 나의 삶의 질, 삶의 균형을 중요시 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환자 뿐만 아니라 누구에게나 배려하고 해를 가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윤리의식과 봉사의식을 가진 치료사로 성장하길 바랍니다.